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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音樂

가을과 겨울사이

by 이쁜보리 2024. 11. 27.

    가을은 낙엽으로 떠나고 이제 기억을 걷는 시간.
    가을과겨울사이 단풍을 입었던 나무 아래서,
    이별 노래를 듣습니다.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옷벗는 소리를
    흘깃흘깃 곁눈질로 흝으며

    감성을 점검할 사이도 없이 가을은 아득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파고들던 그리움,
    그 틀 안에 갇혀서 터는 일이 혹독하더니만

    나무가 몸을 털어 여문 씨앗을 뱉듯이
    내 속에 허천나게 갈구했던 것들도 톡 뱉어져 나왔습니다.

    비명 내질러도 까닥도 않을 기다림마저
    가느다랗게되어 파르르 떨어지고, 서글픔만 안고 끝내 홀로 남았습니다.

    다 떨구어 버리고 서운함에 퉁퉁 불어 있는 마음
    녹녹할때까지 사람들로부터 멀치감치 있습니다.
    가을과겨울사이중에서../황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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