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연가 / 이해인
이렇게
바람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모 모르게
가지를 뻗는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 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속에서도 불타는
당신의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 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능소화...김용화
힘들 때 떠오르는 이름은
마음속에 오래 남아
한없는 외로움을 달래준다
기뻐서 흘리는 눈물은
힘겨운 시절의 아픈 기억이
구름처럼 솟아나기 때문이다
담장 안에 피어난 능소화는
보고 싶단 말도 못하고
스쳐가는 바람소리만 듣는다
능소화 ...김용화
가까이 오지 마셔요
이윽한 눈빛으로
떠보려 하지도 마셔요
애오라지 단 한 분,
지아비 손길로만
피어나는 꽃이옵니다
제 몸에 손대는 순간
그예 당신은
눈이 멀고 말 것이어요
*위 시는 “추억이 있어 당신 곁에 머물고”에 실려 있는데,
옛날 소화라는 궁녀가 왕의 사랑을 받다가 비빈들의 시샘으로 궁궐 깊은 곳까지 밀려나
왕이 찾지 않게 되자 매일 왕을 기다리며 그리움에 담장가를 서성이다 결국 병이 들어 죽었고,
담장 옆에 묻힌 소화의 무덤에서 담장을 타고 피어난 꽃이 능소화라는 슬픈 전설이 있고,
그래서 능소화를 구중궁궐의 꽃이라고도 한다는데,
그리움의 꽃 능소화 슬픈 전설을 생각하게 하는 느낌이 좋아 위 시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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