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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 유창섭

by 이쁜보리 2023. 3. 6.

    경칩 - 유창섭

    봄으로 가는 날은 가까우나 거저 오는 게 아니야 봄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지

    꽃샘 눈보라가 밀려오고 꽃샘 추위가 부풀어 오른 꽃눈 얼어터지게 하면서 소란스럽게,

    하고 싶은 말 모두 토해 내라며 쌓아 두었던 미움 모두 내놓으라며 올 것은 모두 데리고, 않던 소리들 더불어,

    가장 낮은 곳으로 온다 땅 바닥에 바짝 엎드린 쑥과 냉이 가장 먼저 몸을 털고 일어서서 발 밑에 욕심 내려놓으면 눈이 와도 꽃은 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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